몇 년 동안 어떤 케이크를 먹어도 만족하지 못하던 때가 있었다. 내가 만들어서 먹든 레스토랑이나 제과점에서 사서 먹든 다 마찬가지였다. 나는 촉촉하면서도 풍미가 진한 케이크를 원했는데 대부분 두 가지 중 하나만 충족시켰다. 시판 케이크 믹스로 만들면 질감은 원하는 대로 나오지만 맛이 없고, 고급 제과점에서 산 케이크는 풍미가 가득한 대신 메말라 있거나 뻑뻑했다. 그래서 '원래 케이크는 그 두 가지 특성 중 하나만 나타나나 보다.'라고 체념하기에 이르렀다. 그러다 어느 생일 파티에서 초콜릿 케이크를 먹었는데 너무나 촉촉하면서도 진한 맛에 머리가 어질어질할 만큼 놀라고 기뻤다. 며칠이 지나도 그 맛이 도저히 잊히지 않아서 나는 케이크를 만든 친구에게 레시피를 알려 달라고 사정했다. 그 친구는 아주 깊고 맛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