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화작용 3

유화의 분리와 고정

먼저 지난 포스팅에 이어 버터를 마무리해 보자면, "버터가 충분히 들어간 음식은 뭐든 맛이 좋다." 줄리아 차일드는 이런 말을 한 적이 있다. 버터를 이용해 유화로 만드는 또 다른 음식인 버터 소스로 만들었다면 이 조언을 실행에 옮기는 것이나 다름없다. 버터와 물에서 유화 반응이 일어나도록 하려면 온도 관리가 가장 중요하다. 버터 소스를 만들기 위해서는 먼저 따뜻하게 달군 팬과 차가운 버터를 준비한다, 프라이팬에서 바로 소스를 만드는 방법도 있다. 스테이크나 생선 필레, 돼지갈비를 프라이팬에 구운 다음 고기나 생선을 다른 그릇에 옮기고 남은 기름을 따라낸 뒤 다시 프라이팬을 가열한다. 여기에 물이나 육수, 와인 등의 액체를 바닥 전체에 깔릴 만큼 붓고 고기나 생선을 굽는 동안 팬에 남은 작고 바삭한 덩어..

조리과학 2024.03.21

마요네즈와 버터 만들기

이번 포스팅에서는 크리미 한 식감의 마요네즈를 만들어보자. 마요네즈는 달걀노른자에 기름을 조금씩 떨어뜨리며 천천히 저어서 만드는 수중유적형, 즉 유화 반응을 거쳐 물속에 기름 입자가 포함된 형태가 된 식품이다. 달걀노른자 자체도 지방과 물이 섞인 유화 상태에 해당된다. 희소식은 노른자에 함유된 레시틴이라는 성분이 지방과 물을 하나로 결합시키는 유화제로 작용한다는 것이다. 힘차게 잘 저으면 레시틴이 노른자에 함유된 극소량의 수분을 오일 방울과 결합시켜 작은 공기 방울로 전체를 감싼다. 이를 통해 두 재료가 합쳐져 진한 맛을 내는 하나의 소스가 되는 것이다. 그러나 모든 유화가 다 그렇듯이 마요네즈도 호시탐탐 분리될 기회를 노린다. 서로 적대하는 물과 기름의 관계로 돌아가려고 한다는 의미이다. 기본적으로 마..

조리과학 2024.03.21

지방의 작용 : 크리미한 식감

지난 포스팅에 이어 바삭한 식감에 대해 마무리해 보자면, 고온의 지방과 접촉한 표면에 있던 수분이 증발했을 때, 재료는 바삭해진다고 했다. 그러므로 노릇노릇하고 바삭한 음식을 만들려면 조리하는 팬과 지방이 모두 고온으로 유지되도록 노력해야 한다. 프라이팬을 예열하고 지방을 넣어서 온도를 높이자. 재료를 넣을 때는 겹치지 않게 해야 한다. 재료가 서로 겹치면 온도가 갑자기 뚝 떨어져 수분이 응축되고 음식은 질척해진다. 연하고 부스러지기 쉬운 재료는 특히 바삭하게 만들기가 어렵다. 충분히 가열되지 않은 지방에 재료를 넣으면 기름을 몽땅 흡수해서, 예컨대 보기만 해도 입맛이 떨어지는, 익긴 했으나 허옇고 기름진 생선 필레가 된다. 스테이크와 돼지갈비도 덜 가열된 지방에 구우면 다 익기까지 너무 오랜 시간이 걸..

조리과학 2024.03.21